봄바람 살랑거리는 늦은 아침, 예전 함께 근무한 경비반장님을 뵀었다. 독정역 어느 식당에서 민물낚시에 대해 이것저것 여쭤보다 낚시가 가고 싶어 졌다. 민물 노지로 가고 싶지만 근처에는 옹주물 외에는 마땅한 곳이 없었고, 마침 1.6km에 인천락실내바다낚시터가 있었다. 낚싯대를 챙겨서 택시를 탄다.
백석동 공장부지 초입에 위치한 인천락실내바다낚시터는 입구 진입이 수월하고 검단사거리, 완정역, 독정역, 백석동과 가까워 지리적으로 참 괜찮은 곳이라 생각된다. 낚시터 입구 왼편에는 횟집마냥 수족관이 자리 잡고 있는데 민어, 참돔, 감성돔, 능성어, 우럭 등등 싱싱한 고기들이 오가는 손님들의 눈요기가 되어준다.
처음 실내에 들어갔을때 생각외로 아담하지만 너무나도 깔끔하고 잘 정돈된 시설물에 기분이 좋다. 카운터에서 입어료 계산을 하고 채비를 세팅한 다음 여기저기 둘러본다. 좌, 우측 3개소에 낚싯대가 가득 세팅되어 있는 것을 보니 단골손님이 많은 낚시터라 생각이든다.
홀에는 용같이 생긴 애완용 도마뱀 한 마리가 있다. 유튜브에서나 보던 녀석을 실물로 보니 징그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렇다. 실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올라가 보았는데, 손님들을 위한 휴게실이 자리 잡고 있다. 맞은편에는 잠을 잘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많은 실내바다낚시터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항상 불편했던 점 하나가 야간낚시를 할 때 30분이나 1~2시간 정도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휴게실이 있었으면 했는데 이곳은 있다.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인다.
낚시터 입장 전 방류 어종을 보고 과연 오늘은 어떤 녀석들이 잡힐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얼마 전 우럭, 강도다리, 농어를 먹었으니 오늘은 감성돔이다. 몇 마리 잡았으면 좋겠다. 요금표를 보니 다른 실내바다낚시터보다 조금 더 비싼 것을 알 수 있는데 사장님께 여쭤보니 고기를 많이 풀어 손맛을 많이 볼 수 있게하는 대신 가격을 조금 올려 많이 잡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굿!~
실내바다낚시터 입장! 일요일 점심이라 그런지 삼삼오오 손님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적당히 어두운 낚시터는 아주 깨끗하고 깔끔하였다. 특히 실내바다낚시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사장님 내외분께서 청소에 진심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바닷물을 보면 알겠지만 수질관리를 엄청 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거품이 많으면 비브리오균이 번식할 확률이 높은데 물도 깨끗하고 낚시터도 깨끗해서 이래저래 기분이 좋고 들뜬다.
오랜만에 출동하는 나의 알리 낚싯대와 도요 우라노 인쇼어 G3 베이트릴. 합사가 조금 삭아서 불안한 감도 있지만 몇 번 더 사용할 생각이다. 이오스 1.5호 전자찌와 봉돌, 강도다리를 생각해서 낚싯바늘은 5호로 한다.
찰랑거리는 물속에 전자찌가 춤추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정말 평온해진다. 물고기를 잡아서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찌만 바라만 봐도 좋은걸 보면 정말 나는 영락없는 바닷가 촌놈이다. 참고로 인천락실내바다낚시터는 내가 가본 실내바다낚시터들보다 물살이 일률적으로, 약간 더 강한 느낌이 든다. 중앙, 모서리 구분 없이 찌가 중앙으로 몰리는 것을 보니 2호 찌와 봉돌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한 시간가량 지났을까? 도다리 입질을 몇 번 받았는데 2마리 잡아 올렸다. 처음 넣자마자 5분이 안돼서 잡혔고, 그리고 몇 번의 챔질 실패 후 또 한수 했다. 강도다리는 2짜정도 되는 사이즈로 5호 바늘을 택한 내 예상이 적중했다. 그런데 이때까지는 말이다. 이후 큰 입질을 한번 받았는데 낚싯줄이 터졌다. 대물이었다. 아쉽지만 채비를 다시 하고 집중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번 더 큰 입질이 왔고 바늘에 걸린 생선이 날뛰는 바람에 낚시터에 온 여러 손님들과 낚시줄이 엉키고 설키는 과정 끝에 이 녀석을 끌어올렸다.
민어다!!! 만세!!!
실내바다낚시터를 다니면서 여러 좋류의 물고기를 잡아봤지만 대물 민어는 처음 잡았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미터급은 아니지만 8~9짜 정도로 씨알이 너무 좋다. 뭍으로 올려도 싱싱하게 펄떡거리는데, 사장님께서 며칠 전 민어를 많이 방생하였다고 하신다. 그리고 민어를 잡은 손님 중 내가 제일 큰 사이즈라고 하신다. 어떻게 5호 바늘에 이런 게 올라오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팔은 아프지만 진짜 기분이 최고였다. 미련이 없어져 강도다리 2마리는 방생하였다.
숨을 고르고 민어 장만을 요청하였다. 사실 실내바다낚시터에 와서 이렇게 큰 고기를 잡으면 난감하다. 왜냐하면 어떻게 가져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침식사에 반주를 해서 차를 두고 왔는데 너무 아쉽다. 피만 빼고 가져가면 민어를 해체해서 모든 부위를 골고루 맛볼텐데 어쩔 수 없이 사장님께 손질을 부탁하였다. 다음부터는 차 트렁크에 생선용 아이스박스와 도마, 회칼을 항상 가져 다녀야겠다.
회를 뜨고 집에 가기 전 실내에서는 이벤트(?) 타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실내바다낚시터의 불을 켜고 물속 이물질을 청소하는 시간 겸 손님들이 물속 고기도 구경하고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시간이었는데 물이 정말 맑았다. 실내바다낚시터의 불을 켰다는 건 그만큼 수질관리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가라앉은 청개비와 이물질 등을 건져내는 사장님의 모습에 손님들은 더 많이 올 것이고 낚시터 물고기들의 회전율 역시 빨라서 손님들 또한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진공 포장한 회와 민어대가리, 서더리, 부레는 따로 챙겨서 반장님께 드렸다. 나는 큰 접시에 회를 담아와서 지인들과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먹는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사진을 안 찍었다. 왜 안 찍었을까? ㅠ 접시만 한 대가리를 보면 알 것이다. 회가 엄청 많이 나왔다는 것을, 그리고 도톰하게 썬 민어회는 제철이 얼마 안 남은 시점이라 너무 맛있었다. 기가 막혔다.
3시간 타임에 즐겁게 낚시하고 대물 민어를 잡아 올린 오늘은 정말 잊지 못할 하루다. 함께 낚시한 우리 반장님도 좋아하시고, 한 손 가득 회를 가지고 인천락실내바다낚시터를 즐겁게 떠난다. 당분간 일이 바빠서 실내바다낚시터에 오지는 못하겠지만, 여름이 오기 전 채비를 준비해서 다시 한번 들릴 예정이다. 그때는 꼭 감성돔을 잡아 올릴 것이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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